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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읽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의 정답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책의 제목을 처음 보자마자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 이전에 얄팍한 지식으로 자칭 인생의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자기계발서 몇 권을 읽고 실망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태어난 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개개인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증되지 않은 몇 가지 법칙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다 보면 부작용이 반드시 생기기도 한다. 더욱더 이 책의 내용에선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던 경력이 있는데 나의 이성이 책의 내용에 대한 아무런 사고 없이 저자의 권위에 억눌려 무조건 적으로 수용할까봐서 더욱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어나갔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책을 다 읽고 이 법칙들이 단순히 이 책의 저자인 조던 피터슨 교수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권위적인 느낌도 하나도 받지 못했다. 또한 그는 이 12가지 법칙들을 과학, 정치, 경제, 종교를 아우르는 그의 해박한 지식들과 문학 고전들을 바탕으로 오랜 연구 끝에 얻어낸 결론들을 바탕으로 하여 논리적으로 독자들에게 설득한다. 때문에 처음에는 비판적이었던 나의 생각도 점점 바뀌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책의 제목처럼 어느 순간 그동안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경험들이 떠오르면서 그의 법칙을 내 삶에 적용하고 싶어졌다.
 
조던 피터슨 교수가 생각한 인생의 첫 번째 법칙은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이다. 동정적이고 자기희생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 순진해서 남에게 쉽게 이용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공격성을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제한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자신을 지키는데 필요한 ‘정의로운 분노’마저 표출하지 못한다. 그렇다 보면 결국 피해자는 더 움츠리게 되고 가해자는 폭력성이 더 확대되어 악순환이 발생한다. 예전에 희생적인 나의 성격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사람의 무리한 부탁을 들어준 뒤에 집에서 끙끙 앓다가 결국 부모님에게 한풀이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때 화가 났을 때 이를 행동으로 표출하지는 않더라도 어깨를 펴고 말로라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후회가 되었다.
 
두 번째 법칙은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이다. 저자는 나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한다는 것은, 나에게 진정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다는 뜻이다. 나는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하기도 하고 내가 또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도 아버지께서 나를 키우시면서 항상 강조했던 덕목이라서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는 나의 행동의 판단 기준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면 남들의 마음은 항상 신경 쓰면서 정작 나의 마음은 보살피지 못했던 것 같다. 솔직하게 도덕적으로도 완벽하지 않고, 진로 문제로도 고민이 많고, 주위의 사람들의 시선에 많은 영향을 받는 나약한 존재이다. 나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여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삶의 의미를 알아야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하고 나를 다스릴 수 있고 건강한 정신과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신경 쓸 수 있는 지속적인 ‘역지사지’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법칙은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이다. 저자는 사람을 가려서 사귀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행위라고 말한다. 사람은 분명 그 주위의 사람이 누구냐에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정신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는다. 경험상 같이 있을 때 배울 점이 많아 따르고 싶고,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 있었다. 나의 원대한 목표를 지지하는 이런 사람은 곁에 있으면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고 사소한 선택이라도 신중하게 결정하며 소입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각오를 다질 것이다. 반대로 같이 있으면 나의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질 정도로 나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있었다. 전자의 사람은 누구나 친구로 두고 싶어 한다. 그러나 후자의 사람은 굳이 ‘의리’라는 명목으로 함께할 의무는 없다. 나는 탁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혼자서 전학을 가게 되었을 때 우선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아무하고나 관계를 맺었고 그 때 그중 한명이 나와 전혀 맞지 않는 후자의 부류와 사람과 같은 사람이었음에도 억지로 친하게 지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당장은 겉으로는 외롭지 않아보였지만 마음속은 더 외롭고 고독해져갔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내 몸도 안 좋게 만들었고 이 경험을 통해 같이 함께 지내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네 번째 법칙에는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가 있다.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고 나름대로 내세울 만한 업적을 쌓았다고 해도 세상에는 더 대단한 사람이 분명이 있다. 혹은 비슷한 능력이라 할지라도 능력의 결과는 평등하지 않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비교를 하다보면 마음이 황폐해진다. 대학교 동기 중에 전공에 지식에 너무나 해박하고, 실력도 뛰어나서 내 동기들이 항상 우러러보는 친구가 있다. 순간 나는 그 친구를 따라잡기 위해서 현재 나의 실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원서로 된 책을 사서 공부해보려고 했었다. 당연히 그 친구가 어렸을 적부터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왔던 내용을 따라잡으려고 하니 책은 영어에 전문적인 단어로 되어있어 해석도 못하고 결국 포기해버렸다. 순간 의욕이 사라졌고, 과연 이 학과가 나의 적성과 맞는 것인지 가족들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기에는 주변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소리만 내뱉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결국에는 의욕을 잃어버린 것이다. 성공과 실패는 단 한 번의 기회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데, 나는 그 친구를 보면서 인생에서 실패를 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나의 투덜거림을 받느라 지친 내 주변사람의 마음뿐 이었다. 저자의 말대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현재에 집중하여 매일 오늘 하루를 점검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내가 되자 라는 목표로 적극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여덟 번째 법칙에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이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거나, 주변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이런 거짓말들은 결국 불안함이라는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겪지 않기 위해 또다시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조던 피터슨 교수는 당장의 것을 위해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을 강조했다. 거짓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법에서는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 행하는 죄를 ‘작위에 의한 죄’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방치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하는 것과 거짓인 줄 알면서 말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나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도 둘 다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속마음을 감추고 거짓을 말하며 가식적으로 행동하거나 거짓인 줄 알면서 방관한다면 의지가 약해진다. 의지가 약한 사람은 역경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한다. 작은 거짓은 큰 거짓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작은 것이라도 진실을 말하도록 현재의 나를 지키기 위해서 미래의 나를 희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12가지 법칙들은 사실 위대한 선조들이 한번쯤은 했던 말들이었다. 그래서 미리 알았던 것들이지만 이 법칙들이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던 것은 조던 피터슨 교수가 수많은 고전의 함축적인 이야기들과 연구 자료를 통해 나를 이해시켰고것을 내가 나의 삶에 적용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왜 이 책의 부제목이 ‘혼돈의 치료제’인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에 달라진 것은 없지만, 과거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다른 사람의 행동들 그리고 머릿속에 남은 여러 교훈들이 인생이란 고통 속에서 어떻게 해쳐나갈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내 책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혼돈에 빠졌을 때마다 읽으며 해독제로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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